2010년 1월 29일 금요일

층간 소음 소송

지은지 30년이 넘은 오래된 아파트에 살다가 5년된 신축 아파트로 이사한 뒤 너무 좋았다.

같은 평형임에도 넓은 실내 공간, 언제 들어와도 비어 있는 주차 공간, 다양한 붙박이 전자기기 등 새롭고 흥미로웠다.

그런데, 이사 온지 6개월 정도 된 이 시점에서 다시 이사를 갈 고민을 하고 있다.

층간 소음 때문에 아래층 집과 소송을 하게 될 것 같기 때문이다.

애를 둘이나 키우는 입장에서 처음엔 무조건 죄송하다고 하였지만, 아래층 집에서 항의하는 정도가 너무나 심해서 결국은 감정을 다쳤다.

3~4번 정도 시끄럽다고 항의를 받으면서 바닥에 소음을 줄여주는 매트를 깔고 아이들이 뛰지도 못하게 하는 등 나름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는데도 끊임없이 항의한다.

결국 법으로 해결하시라고 말하고 말았다.

한창 뛰어놀아야 하는 아이들이 집에만 오면 뒷꿈치를 들고 걸어다니는 모습을 보면서 더 이상 화를 참기 힘들었다.

어린이 집에 유치원에 학원에 아이들이 집에 있는 시간은 저녁 2~3시간 정도인 상황에서 조금만 시끄러우면 경비실을 통해 또는 직접 올라와 항의한다.

이것저것 알아보니 우리 집 정도의 소음으로는 소송을 해도 아래층 집이 패소할 확률이 90%이상이다.

아래층 집이 소송을 제기할 경우 잦은 항의에 대해 사생활 침해로 맞고소할 생각이다.

 

그런데 생각해 보면 이것도 커뮤니케이션의 문제이다.

극단적인 예로 내 동생이 아래층에 살았다면 나한테 뭐라고 할 수 있었을까?

서로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.

서로 모르는 사람들을 효율성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한 공간에 몰아 넣다 보니 서로를 이해할 여지는 애초부터 불가능하다.

우리집 아래층의 아래층 집에 찾아가 물어보니 우리 아래층의 층간 소음도 꽤 크지만 그냥 그 정도는 이해하고 넘어간다고 말을 했다.

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기준이 무엇일까?

보다 나은 사회를 위해 공부하고 일한다고 생각하지만, 가장 가까이 있는 부분에서의 갈등도 해결이 불가능하다.

서로 소통하지 않으니 당연한 일이다.

공론장이니 뭐니 다 허상이다.

당장 우리는 면대면 커뮤니케이션에서 문제를 앓고 있는데 새로운 기술에 의한 커뮤니케이션의 발달이 이를 해결해주지 못한다.

현실적으로 가장 가까이 있는게 법이라는 것이 굉장히 아쉽고 슬프다.

 

댓글 1개: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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